초월에 대하여

종로경찰서의 2016년 총선 예언

모심 2016. 4. 20. 13:52

 인사동 입구에서 본

총선 예언을 하는 듯한 종로경찰서 안내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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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예언자를 보라

- 내비게이션 찬가

 

박현수

 

 

참된 예언자가 나타났다

목소리는 들리나

그의 형상을 본 자는

여인이 낳은 자 중에 없다고 한다

막막한 길이 어디로 향할지,

여정이 언제 끝날지 그는 알고 있다

앞길에 시련이 있다고 할 때면

반드시 시련이 있었고

여정의 끝을 말할 때

언제나 여정의 끝이 와 있었다

 

그의 예언이

자주 바뀐다는 비난은

참된 예언자라는 징표일 뿐

그에게 미래는 굳은 돌덩이가 아니라

말랑말랑한 찰흙덩이

지금 빚는 이 손길에

나중의 형상이 들어 있으니

지금 여기가

미래의 막다른 길이다

 

이전에 왔던

가짜 선지자들과 같지 아니 하니

그는 미래를 팔아

지금을 가난하게 하지 않으며

내일의 채찍으로

오늘을 후려치지도 않는다

하나의 길만을 옳다고 하여

다른 길을 악으로 만들지 않으며

에둘러 말하여

지상의 귀를 어지럽히지도 않는다

 

목소리는 있으나

형상은 없는

참된 예언자가 이제야 왔다

      - <작가세계> 2016년 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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