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월에 대하여

윤회를 만난 사람들 2 -베이치, <윤회의 본질>

모심 2020. 8. 2. 21:35

  나는 윤회론이 - 그 자체로 진실이든 아니든 간에- 자기 자신에 대한, 그리고 자기 인생에 대한

우리의 관점에 대단히 뜻깊은 변화를 가져온다고 믿는다. 바로 나 자신이 '삶은 단 한 번뿐'이라는

믿음을 갖고 오랫동안 살아왔기 때문이다. 나는 윤회론을 받아들이기 전과 후의 극명한 차이점을

몸소 경험했다.

  윤회는 내 고향인 미국 남부의 가톨릭 세상 속에서도, 내가 전문적 훈련을 받아온 학술적 세계

속에서도 도무지 진지하게 받아들여지지 않는 개념이었다. 대학에 입학하여 박사학위를 받기까지

11년 동안, 나는 이런 주제를 다루는 강의가 있다는 소리를 한 번도 듣지 못했다. 힌두교와 불교가

윤회의 교리를 설한다는 사실은 알고 있었지만, 나는 그런 전통들과도 평생 거리를 두어왔다.

내가 연구해온 종교계 안팎의 사상가들은 전부 삶이 일회적 경험이라는 전제하에 우주의 수수께끼와

씨름하는 사람들이었다. 그들의 생각은 가지각색이었지만 그 출발점만은 같았다.

  나는 종교학과 철학이라는 두 가지 전공분야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이후에야 비로소 윤회가

진실임을 확신하게 되었다. 그리고 삶을 '반복되는 경험'으로 바라보기 시작하자 완전히 다른 세계가

눈앞에 펼쳐졌다. 만일 윤회가 인생이라는 게임의 기본 규칙 중 하나가 맞다면, 나는 그동안 엉뚱한

상상을 하면서 그 게임에 임해왔던 것이다.

  윤회란 본질적으로 삶의 '길이'에 대한 문제이므로 자연히 인간의 본성과 존재 목적에 대한 탐구로

귀결된다. 우리가 곱씹어볼 수 있는 가장 궁극적인 질문들 말이다. - 내게는 시간이 대체 얼마나

있는 것일까? 살아 움직이고, 경험하고, 배우기 위해 나에게 주어진 시간은 얼마만큼인가? 실수를 

저지르고, 그것들을 바로잡고, 내가 진심으로 원하는 것을 발견하고, 그것을 추구하도록 내게 주

어진 시간은 얼마만큼인가? 우리는 길어도 백 년 정도 살 수 있는 존재인가? 아니면, 예컨대 그런

백 년 단위의 삶을 거듭 반복하면서 만 년 정도까지 살 수 있는 존재인가? 

             (중략)

  우리가 윤회론의 시각으로써 삶의 리듬을 발견하기 시작할 때, 우리를 둘러싼 혼돈은 곧 정교하고

아름다운 교향곡으로 모습을 바꾼다. 백 년 전에 심어진 삶의 주제가 오늘 싹을 틔우고 백 년 후에

마무리된다. 한 생에서 내려진 선택의 결과가 다음 생으로 인계된다. 이 과저어에서 버려지는 것은 

없다. 실로 모든 것에 의미가 있다.

 - 크리스토퍼 M. 베이처, <윤회의 본질>, 29-34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