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일들이 그렇듯, 영계의 삶에 대한 초기 발견들은 내게 우연히 주어졌다. 하지만 어떤 일에도 우연이 없다는 것을 이제는 안다. 주요한 사건일 경우에는 더욱 그렇다. 그것은 이 책에 소개된 사례의 주인공들이 깨달은 점이기도 하다. 내가 최초로 경험한 사례는 앞으로 읽을 대부분의 사례들만큼 복잡하지는 않다. 하지만 나의 첫 LBL 사례였기 때문에 이번 생의 내 목적을 실현할 출발점으로, 어떤 종교 단체나 매개체 없이 새롭고 매우 직접적인 영적 믿음체계를 제시하기 시작한 출발점으로서 내 기억 속에 아로새겨져 있다.
다음의 이 압축된 사례의 제목은 <그리운 친구들>이다.
중년 여인 우나가 고립감과 타인들과의 단절에 관한 문제로 나를 찾아왔다. 우나는 누구라고 분명하게 말할 수 없지만 자신의 "오래된 친구들"과 함께 있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다고 했다. 꿈속에서 이들의 흔적을 본 적도 있다고 했다. 하지만 당시 나는 그 말의 의미를 충분히 알아차리지 못했다.
첫 대면에서 피술자에 대한 정보들을 수집하는 동안, 나는 우나에게 에너지와 의욕이 부족하고 슬픔의 기운이 감돌고 있음을 느꼈다. 하지만 우나는 정신병에 시달리는 사람도 아니었고 항우울제를 복용하고 있지도 않았다. 만성적 외로움에 시달리고 있기는 하지만 반사회적인 인물도 아니었다. 오히려 동료들과 잘 어울리는 것처럼 보이기까지 했다.
그러나 질문들을 던져본 결과, 우나는 자신이 말한 대로 "한 인간으로서 존재의 진정한 모습을 알아봐주는 사람과 의미 있는 교감을 나누는 일이 전혀 없는" 현실의 상황에 우울해 하고 있었다. 우나는 마음속에 슬픔을 느끼면서도 일상에서 해야 할 일은 잘 해나가고 있었다. 임상학적인 면에서 우니의 슬픔에는 다소 모호한 측면이 있었다.
세션의 초기 단계에서 내가 "그 그리운 친구들은 성인이 되고 나서 알았던 사람들인가요?" 하고 묻자, 우나는 아니라고 대답했다. 나는 우나에게 최면을 유도했다. 얕은 알파 상태로 들어갔을 때 "당신 곁에 없는 어린 시절의 소꿉친구들을 그리워하고 있나요?" 하고 묻자, 역시 아니라고 대답했다.
나는 우나를 알파 상태의 중간에서 상위 단계로 더욱 깊이 유도하면서, 최근 전생과 이전의 몇몇 전생들을 탐구하기 시작했다. 그러자 가까웠던 몇몇 친구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하지만 우나는 이들의 영혼이 자신과 연결되어 있는 모습을 떠올릴 수 없었다. 우나의 의식이 아직 영계에 도달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세션이 계속되면서, 우나는 눈에 띄게 밝아져 있었다. 우나는 자신이 친구들과 함께 어울리는 모습을 보고 싶으며, 현재 삶에서 고립감과 외로움에 시달리는 것도 이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 말이 당시의 내게는 약간 이상하게 들렸다.
이 시점에서 나는 약간의 좌절을 느꼈다. 당시의 나에게는 영적인 문제들을 치료한 경험이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더욱 중요한 점은, 대단히 수용적인 이 여성이 자신과 나를 돕기 위해 스스로 더 깊은 세타 상태로 들어가고 있다는 것을 내가 미처 알아차리지 못했다는 사실이다. 내가 유도하기도 전에 그녀 스스로 초의식이라는 잠재의식 상태로 들어가고 있음을 나는 몰랐다. 이 초의식 상태에 이르면, 피술자는 삶과 삶 사이의 영계에 도달할 수 있다.
나는 당황해서 우나에게 물었다. "당신의 생에서 친구 그룹과 함께해서 외롭지 않았던 적이 있나요?" 그러자 우나가 갑자기 흥분해서 "있어요"라고 소리쳤다. "그럼 그때로 가보세요!" 당시 나는 내가 무심코 '그룹'이라는 유도어를 사용했다는 것도 깨닫지 못했다. 깊은 최면 상태에서 영계의 모습을 떠올리고 있는 피술자에게 '그룹'은 영적으로 서로 연결되어 있는 영혼 그룹을 의미한다. 그룹은 환생 사이 영혼으로서만 존재할 때 특히 활발하게 움직이며, 같은 그룹의 영혼이 종종 함께 환생하기도 한다.
우나는 눈을 감은 채 눈물을 흘리면서, 내 사무실 벽을 가리키고 말했다. "오, 이제 그들이 보여요." 그들이 어디 있느냐고 묻자, "제 집이요"라고 대답했다. 나는 혼란스러워 하며 다시 물었다. "전생에 당신이 살았던 집을 말하는 건가요?" 그러자 우나가 강력하게 부인했다. "아뇨, 아녜요. 저는 중간 상태에 있어요. 알잖아요, 영계요. 여기가 제 집이고, 제 영혼 그룹도 전부 여기에 있어요!" 그러고는 슬픔에 잠긴 목소리로 덧붙였다. "오, 그들이 너무 그리워요."
나는 순간 정신이 멍해졌다.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았다. 이후 질문을 계속한 결과, 우나의 현재 삶 속에는 일차적인 영혼의 친구나 우나를 지지해 주는 영혼의 동반자들이 전혀 없었다. 그것은 우나가 여러 전생에서 이들에게 너무 많이 의존했기 때문이다. 현재 삶은 우나에게 가르침을 주기 위한 것이었다. 우나는 현생을 위한 영혼의 계약을 맺었다. 이 계약에 따라, 우나의 영혼 그룹은 우나에게 외로움을 극복하고 더욱 강해질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현생에서 함께하지 않기로 결정한 것이다. 우나는 지금처럼 외로운 상황에 놓인 이유가 자신의 영혼 그룹, 영혼의 조언자들과 맺은 협약 때문임을 알자 마음이 한결 편안해지고 상실감도 줄어들었다고 말했다.
다음해 우나는 정기적으로 소식을 보내왔다. 삶에서 새로운 의미를 찾았으며 삶을 최대한 만끽하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드디어 삶의 목적을 이해하고, 그 목적을 이루려면 용기 있게 스스로 결정할 줄 알아야 한다는 점을 깨달았다고 했다. 또한 영원한 영혼의 친구들이 영계에서 자신을 기다리고 있다는 사실에 커다란 위안을 받는다고 했다. 우나는 처음 받은 LBL 요법 덕분에 새로운 충족감을 경험했다. 삶을 지배하는 것은 운명이나 결정론이 아니라 자신의 자유의지임을, 외로움은 천벌이 아니라 스스로 선택한 것임을 깨달았다.
여기서 우나의 사례를 이야기하는 이유는 LBL 요법이 우울증의 만병통치약이라고 주장하기 위해서가 아니다. 그보다 LBL 요법이 불안정한 마음을 치유할 수 있는 또 다른 길을 보여준다는 점을 알리기 위해서이다. 다음은 최면요법을 받고 여러 해가 지난 후, 우나가 죽음을 앞두고 내게 마지막으로 보낸 편지의 일부분이다.
마이클, 저는 더 이상 외롭지 않아요. 예전처럼 저만의 내밀한 세계 속에 홀로 갇혀 있지 않거든요. 우리 모두 하나의 세계를 공유하고 있고, 이 세계에서는 누구도 경계를 짓고 구속받을 필요가 없지요. 그걸 알기 때문에, 이제 저도 다른 존재들과 편안하게 공존할 수 있어요. 요즘 전 고통에 빠져 있는 사람들에게 말해요. 자신의 본모습과 삶을 받아들이고 좋은 것들, 이미 계획된 것들을 즐기라고요. 저에게 이런 선물을 주신 당신에게 감사드립니다.
우나의 세션에서 나는 LBL 최면요법의 깊고도 광범위한 영향력에 등골이 오싹해졌다. 한 번의 세션이 끝나고 나면, 나는 그 최면기록을 다시 듣는 데 많은 시간을 투자했다. 이 세션을 계기로, 육신의 옷을 벗어버린 영혼의 세계, 즉 내면의 세계를 탐구하기 시작했다. 미지의 세계로 발을 들여놓은 것이다.
- 마이클 뉴턴, <영혼들의 기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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