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내 빈약한 지성을 가진 친구들을 용서할 수 있었다. 어쨌든 그것은 그들 내면의 문제였으니까. 그러나 플라톤이나 에머슨, 헤겔, 톨스토이 같은 위대한 지성들이 어떻게 나로서는 전혀 이해 못할 그런 엉터리 이론(윤회 이론. 플라톤 등은 윤회를 믿고 있었다-인용자)을 받아들일 수 있었을까? (중략)
나는 쓸쓸히 발길을 돌리려 했다. 그런데 그 순간 내가 무엇을 하는지 알아차리기도 전에 나는 책방으로 들어가고 있었다. 내 발길이 멈춰 선 곳은 형이상학, 오컬트, 종교 부문의 책들로 가득 찬 곳이었다. 이것은 내가 정말 꺼리던 주제가 아닌가! 이런 내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내 손은 멋대로 움직이더니 선반에서 녹색 장정의 책을 꺼내는 것이었다. 난 그것이 내가 가져야 할 책이란 사실을 직감했다. 내 마음은 책의 뒤 표지가 형편없다고 말하고 있었지만, 호기심을 억누를 수 없던 나는 첫 페이지를 들추어 보게 되었고 결국 그 내용에 사로잡히고 말았다. 계산대에서 호주머니를 털며 동전 하나하나까지 샅샅이 뒤져 보았더니 2달러 4센트가 나왔다. 그것은 책값과 똑같았다. 사태가 이쯤 되자 내 머릿속에는 친구들이 완벽한 음모의 각본대로 책을 그곳에 갖다 놓고 나를 그쪽으로 꾀어낸 것이라는 반쯤 미친 생각이 고개를 쳐들었다. 어쨌든 그 책은 내 것이 되었다. 그날 밤 나는 사람들이 모두 잠든 뒤 <브라이디 머피를 찾아서 The Search for Bridey Murphy>를 눈에 불을 켜고 탐독하였다.
나는 루드 시먼즈가 역행 최면을 통하여 회상한, 19세기 아일랜드 여인 브라이디 머피로서 보낸 전생 이야기에 깊이 빠져 들었다. 그로부터 며칠 뒤 나는 그 책의 바탕이 된 대화가 녹음된 축음기용 음반을 찾아냈다. 생기발랄한 젊은 아가씨의 억센 아일랜드 사투리는, 위스콘신 출신의 루드 시먼즈가 쓰는 미국 중서부 사투리와 현저한 차이를 보여주었다. 그리고 브라이디의 태도와 주장들, 1세기 이전의 코크와 벨파스트의 생활에 얽힌 막연한 항목들을 적잖이 밝혀 주는 회상들, 더욱이 이따금 우발적으로 튀어나오는 추억들은 실제 사실과 논리정연하게 딱 들어맞았다. 그 자료는 정말 회의주의자 중에서도 골수 분자인 나에게조차 설득력 있는 증거였다. 시먼즈 부인은 실제로 전생을 말하고 있는 것이었다.
그 뒤로 나는 전생과 최면에 관한 자료들을 열성적으로 찾아다니며 닥치는 대로 머릿속에 집어넣었고, 결과적으로 나의 내면에서는 코페르니쿠스적인 대전환이 일어나게 되었다.
나는 서서히 나 자신이 맹목적인 우주의 무력한 희생자라는 관념을 버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나는 우리 모두를 포용하는 지극히 심오한 대의식(Consciousness)이 있다는 것, 이 대의식은 바로 원인과 결과의 법칙을 따른다는 것, 그래서 우리 자신의 삶의 노선과 그 내용에 대해서는 전적으로 우리 자신이 책임져야 한다는 것을 이해하게 되었다.
- 글렌 윌리스턴, 주디스 존스톤 지음, 서민수 옮김, <영혼의 탐구>, 30-3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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